* 방문 팀명 : 세즈코팀
* 방문 지역 : 울산 태화강
* 방문 일정 : 22.08.04.(목).-05.(금)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고 도로 위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어렴풋이 눈에 보일 즈음, 시원한 음료수는커녕 텀블러에 간신히 채운 물 한 모금도 귀하게 느껴질 무더운 8월 첫 째주 어느날. 세즈코는 울산을 향해 떠났다. 한 몸 가득 무겁게 촬영 장비를 챙긴 탓에 이동은 녹록치 않았지만 생태관광 영리더스클럽으로서 우리의 울산을 멋지게 담아내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저마다의 사명감으로 약간은 들뜬 와중이었다. 촬영 장비부터 스토리보드까지 완벽한 울산 여행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는 마친 상태였다. 그 누구보다 이 여행을 성공시킬 자신이 있었다.
<낙오된 정수연 팀장님. KTX를 타지 못한 김에 브이로그를 찍고 있다.>
그러나 자신만만하던 우리를 비웃듯 출발부터 우리가 짜놓은 계획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촬영 장비를 픽업해서 서울역으로 오고 있던 정수연 팀장님이 지하철 연착으로 KTX를 제때 타지 못한 것이다. 급한대로 다음 KTX를 잡긴 했지만 오후에 지역 관계자분들과 만나기로 한 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됐다. 열심히 준비한 촬영 장비가 모두 팀장님에게 있으니 남은 팀원들끼리 움직이기도 애매한 상황이 된 것이다. 밤을 새며 짜왔던 일정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자 팀원들은 모두 패닉, ‘큰일났다’ 싶었지만 이대로 귀중한 기회를 버리기엔 아쉬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사태를 수습하기로 했다. KTX를 타고 오는 팀장님은 관계자분들과 연락해 일정을 조정하고, 졸지에 길바닥에서 헤매게 된 팀원들 휴대폰 카메라를 총동원해 팀장님이 도착하기 전까지 인근 태화강에서 사전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낙오된 정수연 팀장님. KTX 안에서 급하게 일정을 조정 중이다.>
이것이 바로 전화위복인가. 다행히도 지역 관계자분들은 조정한 일정을 더욱 반기셨고, 팀원들이 미리 태화강을 답사한 덕분에 나중에 컨텐츠를 촬영할 때 시간을 배로 절약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비로소 상봉한 세즈코 팀은 놀란 마음을 달래기 위해 태화강 국가정원 옆의 버섯 샤브 칼국수집을 찾았다.
<버섯 샤브 칼국수를 먹으며 힐링하고 있는 예진과 예진>
<미나리 맛있다! 너도 한번 먹어봐~라고 말하고 있는 정수연 팀장님>
<분명 샤브칼국수였던 미나리와 버섯탕. 하지만 맛있다!>
메뉴는 ‘미나리 버섯 칼국수’. 냄비를 가득 채운 미나리가 풍기는 향이 인상적이었다. ‘너무 맛있겠다’며 연신 감탄하는 팀원들을 향해 가게 사장님은 ‘미나리가 천연이라 그래~’라는 한마디를 남기셨다. 그러고보니 가게 한 켠엔 ‘천연 미나리’의 효능에 대해 읊는 종이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사장님에겐 농약을 치지 않고 정성들여 키운 이 미나리가 큰 자부심인듯 했다. 미나리와 버섯을 좋아하는 팀원은 많지 않았지만,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음식을 먹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 밥톨 한 알도 남기지 않고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는 세즈코 팀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부른 배를 토닥이며 나와 10분을 걸었을까, 팀원들도 인식하지 못한 새 우리는 이미 태화강국가정원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토록 열심히 조사했어도 실제로 마주한 자연의 장엄함 앞에선 숭고해지는 것이 인간이다. 이미 영역을 이룬 대나무숲, 사람 한 명 품는 것은 쉬워 보이는 하천, 새들에게만 허용된 울창한 나무숲, 끝없이 펼쳐지는 꽃밭 등 눈을 돌리는 곳마다 입이 쩍 벌어지는 장관이라 도대체 어떤 것부터 렌즈에 담아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셔터를 눌러 한참을 찍어도 부족한 것 같아 눈앞에 펼쳐진 이 모든 풍경을 소유하고 싶다는 오만한 생각을 했다. 팀원들 모두 카메라를 하나씩 들고 횡설수설하던 그때, 다행스럽게도 정원해설사를 만날 수 있었다.
<정원해설사를 따라 이동하는 세즈코 팀원들>
<처음 뵙게 된 정원해설사. 행운을 빈다며 건넨 작은 선물에 덩달에 들뜬다.>
<태화강국가정원의 이모저모를 체험하는 세즈코 팀>
<한 폭의 그림 같은 태화강국가정원의 모습>
<십리대숲에서 대나무의 매력에 흠뻑 빠진 세즈코 팀원들>
<아돌프의 자연주의 정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세즈코 팀원들>
정원해설사의 안내와 함께 태화강국가정원을 한바퀴 돌아보면서 태화강과 울산의 매력에 듬뿍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울산은 그 자체의 생태적 가치가 뛰어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모여 온전해진 곳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생태관광지라는 생각이 든다. 울산이 공업도시로 유명하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그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되었다는 점도 예상할 수 있는 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울산 시민은 자연이 가진 가치를 인식했고, 또 그런 자연으로 인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치를 인식했다. 울산 시민 중 높은 비율의 사람들이 공업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복원에 최선을 다한 덕분에 울산과 태화강은 ‘오염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진정한 의미의 생태도시가 될 수 있던 것이다. 예컨대 울산 시민의 ‘한 평 사기 운동’은 자연을 향한 울산 시민의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화이다. 태화강 인근 주택가가 재개발되어 비싼 값에 거래되고 그로 인해 태화강 복원에 차질이 생겼을 때, 태화강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하나둘 모여 ‘한 평 사기 운동’으로 이어졌고 결국 지금의 태화강을 보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원해설사에게 이 일화를 전해 들으며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드넓은 태화강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차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태화강에 얽힌 역사적 배경을 들으며 끄덕이는 세즈코 팀원들>
태화강 한 켠에 지어지고 있는 ‘자연주의 정원’과 한 뼘 키를 넘지 않는 작은 나무들도 자연을 위한 사람들의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자연주의 정원’은 세계적인 거장 피트 아우돌프의 작품으로, 보기에 예쁜 꽃과 풀을 단순히 옮겨심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나고 자람을 존중하며 처음의 싹부터 키워 성장하는 속도에 맞추어 조성된 정원이다. 아직 조성되는 중이지만 피트 아우돌프의 노력을 들으며 공사 현장을 엿보니 푸릇한 새싹들이 돋아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동시에 자연의 변화무쌍함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정원을 보며 태화강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겹쳐 보였고 그 진심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
<태화강 속 물고기를 보기위해 잠시 멈춰섰을 때 보이는 것>
<조금 불편하지만 하천과 서식생물을 보존하기 위한 돌다리를 건너본다.>
이 밖에도 하천을 살리기 위해 그늘은 없을지라도 작은 키의 나무들만 심는다거나 하천에 사는 물고기의 서식지를 위해 건널목을 최소화한다거나, 철새를 위해 광활한 숲을 모두 양보하는 등 인간은 조금 불편할지라도 자연을 우선시하는 울산과 태화강의 모습이 가슴을 울렸다. 그리고 우리가 줄곧 생각했던 ‘생태도시’ 또는 ‘생태관광’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찾은 것 같아 신났다.
<대나무가 마음껏 자라 유일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태화강에 서식하는 오리들과 철새들을 탐조하는 세즈코 팀원들>
인간이 조금 손해 볼지라도 자연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다시금 그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인간의 기쁨을 찾는 공존하는 삶, 그것이 생태관광의 참의미이자 우리가 울산 방문을 통해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태화강국가정원의 일정은 재밌지만 고되었다. 정원해설사의 안내를 들으며 우리가 준비한 영상 스토리보드는 울산의 매력을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즉석에서 다른 스토리보드를 기획해 촬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가 땀 흘리며 느꼈던 울산의 감동을 놓치기 싫었다. 자꾸만 욕심이 나서 일정도 계속 지연되었다.
<태화강국가정원에서 고된 촬영을 끝내고 기쁜 마음으로 찰칵! >
이런 고민은 다음 일정인 철새홍보관에서도 이어졌다. 철새 홍보관은 직전에 추가된 일정이어서 촬영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철새 홍보관에 방문해 관계자의 해설을 들으니 울산에서 철새가 가지는 위상이 어느정도인지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고 곧바로 새로운 기획 영상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신설된 철새홍보관 방문>
<MC의 해설을 경청하는 세즈코>
울산에서 철새가 중요한 이유는 철새가 많이 방문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울산에 날아드는 철새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철새와 공존하기 위해 인간이 배려했다는 점에서 자랑할 만한 곳이다. 철새홍보관에선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미처 살펴보지 못했던 철새서식지와 그곳을 방문하는 철새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는데, 울산으로 먼 길 돌아 날아오는 철새를 위해 인간의 출입을 금한 숲을 만들어주는 모습이 팀원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다. 태화강에서부터 느낀 울산의 공존을 향한 노력이 겹쳐보이는 순간이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철새를 관리하면서도 결코 위협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 생태도시와 생태관광에서 조명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고 그것을 컨텐츠에 녹여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체험과 동시에 촬영을 진행하는 세즈코 팀원들. 이번엔 철새에 빠졌다.>
더불어 철새를 홍보할 수 있는 철새홍보관의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몸소 체험한 후 이런 곳을 홍보하는 것이 우리 팀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촬영을 준비했다. 홍보 그 자체가 목적인 시설이기 때문에 전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상보단 MC가 개입한 영상이 시선을 끌 것이라고 판단, 팀원들 모두가 카메라를 들고 있었기에 유튜브에 출연한 적이 있다는 말솜씨 좋은 홍보관 관계자분을 섭외했다. 우연히 마주친 관장님께도 관련 말씀을 여쭈었다. 철새의 가치를 알리려는 사람들이 마음 다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울산의 학춤을 전수받고 있는 세즈코 팀원들. 옷까지 제대로다.>
<3D로 만나는 떼까마귀와 흰뺨검둥오리. 실감난다.>
<철새홍보관 전망대에서 건너편 철새서식지를 살펴보는 예진>
<우연히 뵙게 된 박창현 관장님과 나눈 울산과 생태관광에 대한 이야기>
생태관광과 생태도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견지할 수 있어 즐거운 하루였지만, 더 좋은 컨텐츠를 위해 즉석에서 계획을 수정을 진행해 고된 하루의 끝. 최선을 다했던 우리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 힘든 몸을 이끌고 울산중앙전통시장으로 향했다. 그 지역을 제대로 느끼려면 그 지역의 시장을 찾아가라고 했던가. 그러나 추가 촬영을 계속 진행하다 보니 일정이 지연되어 우리가 찾아갔을 땐 문 닫기 30분 전. 계획했던 음식들을 사진 못했지만 울산의 명물이라던 꼬순떡과 이모닭집을 들려 음식을 사곤 숙소로 향했다. 30도가 훌쩍 넘는 하루,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곳에서 5kg이 넘는 장비를 듣고 뛰어다녔던 사람들치곤 뿌듯한 얼굴들이었다. 그만큼 울산의 첫날은 세즈코 팀의 전환점이 되는 하루였다.
<문 닫기 직전의 중앙전통시장. 대부분의 상인들이 철수했다.>
<마감을 준비하는 꼬순떡 상점. 마지막으로 남은 꼬순떡 1인분을 구입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 우리 팀이 했던 건 긴급회의. 일정은 부분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사전 계획과 얼추 비슷했던 터다. 가장 중요한 건 울산의 첫 날을 겪으며 생태관광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마인드가 변했고, 그런 변화가 우리의 컨텐츠에도 반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장에서 사 온 음식을 펼쳐 먹으면서도 컨텐츠를 위해 카메라를 켜두었고, 그 상황 속에서 ‘세즈코 팀이 울산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대충해도 될 법한데, 우리가 확인한 생태관광에 대한 울산의 진심은 열정을 불태우게 만들었다. 우리가 현장에서 느낀 감동을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었다. 그러기엔 우리가 준비한 컨텐츠 기획이 너무 부족했고, 시간이 부족했으며 체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다음날 출발을 아침 7시로 잡으면서도 새벽 4시까지 컨텐츠 회의를 했다. 지나간 하루는 되돌릴 수 없고 우리에게 남은 기회는 하루뿐이라는 사실이 팀원들을 불태우게 만들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 촬영본을 확인하는 팀장님.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동굴피아 제1동굴로 향하는 예진. 입장을 위해 안전모는 필수착용이다.>
<태화강 동굴피아의 입구. 4개의 동굴 중 첫 번째, 제 1동굴의 입구다.>
<태화강 동굴피아 안에서 열심히 색칠하는 태화강 서식생물>
짧지만 단잠을 잔 우리에게 닥친 이틀차 아침. 지난밤 회의를 통해 모인 의견은 결국 ‘선택과 집중’이다. 첫날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며 느꼈던 감동과 희망이 동일하기에 구태여 더 다양한 곳을 방문하기보단 울산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몇 가지 장소만 추가 방문하여 컨텐츠의 질에 집중을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방문하기로 한 곳은 태화강 동굴피아와 고래문화특구. 동굴피아의 경우, 귀감이 되었던 철새홍보관 측에서 강력하게 추천한 곳이기도 하고 다른 생태관광지와는 다르게 보다 젊은 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곳이어서 일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동굴피아에서 체험하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
<동굴이어도 고래는 빼놓을 수 없다. 제 4동굴의 화려한 매력>
동굴피아가 생태관광이라는 우리의 취지에 맞을지 고민했던 것도 잠시, 방치되었던 동굴을 역사와 생태에 대한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했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일제강점기의 강제 노역과 수탈의 흔적을 감추지 않고 되려 관광명소로 재탄생시키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비록 인공동굴이라 할 지라도 역사 속에서 방치되어 있던 동굴을 가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그것을 시민에게 개방했다는 점에서 다른 의미의 생태관광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래문화특구에 도착하자마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장, 찰칵!>
동굴피아에서의 촬영을 마치고 고래문화특구로 이동하는 길. 무거운 촬영장비에 온몸이 짓눌리는 느낌이었지만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는 기분에 다들 들떠있었다. 첫날의 순조로운 느낌과는 또다른 기분이었다. 일정은 마무리되어가지만 촬영에 익숙해진 덕분에 다들 자신만만했다.
<어선이 눈에 띄는 바다 근처. 짭짤한 바다 내음과는 상반된 이미지다.> <예전 고래잡이 배 위에서 다같이 찰칵!>
고래문화특구는 그동안 주로 활동했던 태화강국가정원과는 정반대에 위치해있었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항만이 보였고 푸른 바다와는 이질적인 공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울산이 공업도시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고래문화특구는 장생포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등 고래에 대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특화 공간이었다.
<장생포고래박물관의 전경>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고래박물관. 특히 사람이 많았다.>
장생포고래박물관은 해양생태계 연구를 위한 보존,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박물관으로 고래에 대한 각종 정보를 집약해놓은 곳이다. 고래박물관을 체험하며 울산이 고래에 대해 가지는 상반된 입장을 머리로나마 이해했고 이것을 영상에서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고민했다. 결국 두 명을 대표로 내세워 고래에 대한 여러 입장을 균형있게 다룰 수 있는 영상을 촬영했다. 다른 생태관광지보다 사람이 월등히 많아 영상을 제작하기에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관계자 협조로 간신히 촬영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인위적인 고래 쇼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생태 쇼>
고래생태체험관은 고래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더욱 많았다. 촬영은 물론 더욱 어려웠지만 고래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이 느껴져 덩달아 신났다. 그러나 고래를 직접 볼 수 있는 쇼에 대해 팀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바다에 사는 고래를 가두어 쇼 형식으로 선보이는 것에 대한 윤리적 고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었다. 그래서 우선 촬영을 해두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는데, 촬영을 진행하며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부상으로 구조한 돌고래에 한해 보육형식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위적인 고래‘쇼’가 아니라 고래의 생활양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쇼라는 것을 이해한 후에는 오히려 이 부분을 영상에 담아 다른 기관과 상반되는 점을 조명하기로 기획을 바꾸게 됐다.
<이틀 간 보물처럼 가지고 다녔던 텀블러>
<고래박물관 앞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단체사진 한번 더 찰칵!>
고래박물관과 생태체험관에서의 촬영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니 쾌청한 하늘과 넘실거리는 파도가 우릴 반겼다. 해는 떨어지고 울산에서의 일정이 저물어가던 찰나였다. 울산에서의 이틀을 뒤돌아보니 좋은 사람과 좋은 기회를 많이 만났다. 가장 큰 수확은 생태관광에 대해 모호한 정의를 걱정했던 우리의 고민을 이번 울산 방문을 통해 해소했다는 것이다. 울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생태적 가치, 그리고 그것을 오롯이 존중하는 울산 시민의 마음을 느끼고 그것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자 하는 세즈코의 비전이 앞으로 뻗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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