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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생태관광지] 4월 남해 앵강만 방문기

남쪽 끝 보물섬, 남해에 어서 오시다!

동쪽의 절벽, 서쪽의 갯벌, 남쪽의 몽돌해변까지, 바다의 여러 얼굴을 품고 있는 섬, 바로 남해다.

파도치는 소리가 꾀꼬리 소리와 닮아있다는 남해 앵강만은 우수한 생태와 뛰어난 생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2013년 환경부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하였다.

조선 문신 김구가 일점선도(一點仙島)라고 칭송할 만큼 뛰어난 풍경을 갖추었다고 하는데. 한 점 신선이 사는 섬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그 섬으로 떠나 보자.

 

1. 오랜 세월 사람들이 그려낸 삶의 궤적, 가천 다랭이마을





하나하나 일궈낸 논에서부터 배우는 지혜

설흘산과 응봉산의 품 안에 자리한 가천 다랭이마을이다.

다랭이마을 바로 앞에 바다가 있는데, 왜 다랭이라는 손바닥만 한 논을 만든 건지 의문이 들었다. 이곳은 바다와 맞닿아 있지만, 바다에 기대어 살 순 없는 마을이다. 가파른 해안 절벽과 쉼 없이 몰아치는 거친 파도, 바다는 가까웠지만 기꺼이 뱃일을 하게 두진 않았다. 어디 하나 평평한 곳 없이 척박한 이 땅은 사람을 쉽게 받아주지 않는 듯했다.

남해 사람들은 포기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섰다. 가파른 산비탈을 조심스레 깎고, 돌을 쌓고, 평평하게 다지며 작은 다랭이 논을 일궈냈다. 그렇게 한 칸, 또 한 칸 쌓아 올린 좁고 작은 다랭이 논은 어느덧 108층, 608개가 되었다.

위에서 다랭이마을을 내려다보면 정성껏 빚어낸 풍경이 보인다. 층층이 곡선을 이루며 펼쳐진 수백 개 논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비탈을 다지는 일은 단순히 땅을 고르는 일에서 나아가 삶을 단단히 다지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한 칸 한 칸 일궈낸 논에서부터 농작물을 수확한 그 손엔 강인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다.

 

- 풍요를 비는 밥무덤과 마을의 수호신 암수바위



돌이 한 무더기 쌓여있는 돌탑을 마주했다. 누군가의 묘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남해안 지역의 고유문화인 ‘밥 무덤’이었다. 남해는 상대적으로 논이 적어 쌀이 매우 귀한 식량인데, 음력 10월 15일이 되면 밥을 땅속에 묻어 동제를 지내고, 마을을 지키는 지모신에게 인사를 드리며 풍요를 기도한다.

남해 사람들은 암수 바위를 미륵불이라고 불렀다. 위로 길게 뻗은 숫바위를 숫미륵, 그 옆에 위치한 암바위를 암미륵이라고 부른다.

암수바위는 예로부터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던 선돌이었다. 사람들은 암수바위 앞에서 두 손을 꼭 맞잡아 풍요와 다산을 기원했고,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기도를 빌었다. 세월이 흘러가며 마을과 바다의 수호신으로 확대되었다.

 

느리게 걸어보자, 해안산책로



다랭이마을은 미로찾기를 하는 것 같다. 여러 갈래의 길이 뻗어져 있어 발걸음을 내딛는 재미가 있다. 허브 향이 짙은 농장을 지나 걷다 보니 어느새 해안산책로를 안내하는 이정표를 만났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다. 선선한 바람을 타고 흘러오는 풀 내음을 맡으며,

눈앞의 풍경을 한 아름 품어본다. 짙은 초록이 드리울 여름의 다랭이마을이 기대된다.

쉴 새 없이 달려가는 도시와는 달리, 남해의 시간은 고요히 걸어간다.

 

 

2. 천혜의 자연환경 속 신선놀음, 앵강다숲

살랑이는 잎사귀와 햇살을 머금은 파도가 알려주는 진정한 쉼



앵강다숲은 어촌과 농촌이 어우러진 마을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수백 년 된 상수리나무가 울창하게 자라있다.

1970년대 군부대가 자리 잡아 접근할 수 없었으나, 시민들의 노력 끝에 2007년 숲을 되찾으며 오늘날 생태관광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뒤를 돌아보면 울창한 숲길이 자연스레 그늘을 만들고, 앞으로는 넓고 깊은 푸른 물결이 눈앞에 펼쳐진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속에서 푸릇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파도가 반갑다며 햇살을 담아 춤을 춘다. 무수히 작은 일렁임을 바라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복잡했던 생각도 자연스레 정리된다.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이곳에는 캠핑장도 있다. 데크가 잘 갖춰져 있어 여유롭게 캠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좋고, 바다를 마주보며 물멍을 즐길 수도 있다.

앵강다숲 마을에서는 갯벌 체험, 바지락 캐기, 개불 잡기 체험을 제공해 자연 학습의 장이 되어준다. 혼자 와도, 가족들과 와도 손색없는 여행지이다.

 

남해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길, 바래길

제주에는 올레길이 있다면, 남해에는 바래길이 있다. ‘바래’는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갯벌에 나가 손수 해산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앵강다숲에는 남해바래길 10코스인 앵강다숲길 노선이 있다. 남해 바래길 안내센터에서 시작되어 가천 다랭이마을까지 돌아보는 코스로, 15.6km의 길을 걷게 된다. 남해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는 바래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3. 남해 은빛 멸치의 향연

- 고유의 멸치잡이 죽방렴으로 건져 낸 신선한 멸치가 주연이 되는 밥상

그동안 멸치가 밥상의 주인공이 되는 건 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멸치볶음일 뿐이다. 하지만 남해에서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죽방멸치가 주연으로 굳히기에 성공했다.

멸치잡이라고 생각하면 대부분 배를 타고 나가 그물을 던져 멸치 한 무더기를 건져 올리는 모습을 상상할 터이다. 남해는 고유의 멸치잡이 방식이 있는데, 조선시대부터 기록에 전해져 내려오는 ‘죽방렴’이다. 이곳에서도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죽방렴은 국가 중요어업 유산 제3호로, 대나무와 그물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업 방식이다. V자 모양으로 고정된 대나무를 그물 발처럼 엮어 빠른 물살에 밀려 들어오는 고기를 가두는 함정 어구 방식이다. 잡는 순간까지 비늘에 흠집 하나 없는 그야말로 은빛 멸치이다.



생멸치를 넣어 자작하게 끓인 멸치찌개다. 칼칼한 멸치찌개를 한 점 올려 상추쌈을 싸 먹는 것이 남해의 별미, 멸치 쌈밥이다.

가시를 발라 부드러운 멸치에 양파, 당근 등 채소와 양념을 섞어 매콤 새콤하게 무쳐낸 멸치회무침도 이목을 끈다.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에, 남해에 가면 더욱더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태관광을 위한 생생한 팁>

 

차가 없어도 괜찮아, 뚜벅이 버스

천천히 거리를 둘러보는 뚜벅이 여행자를 위한 맞춤 교통편이 있다.

남해 공용터미널에서 출발해 다랭이마을, 앵강다숲, 독일마을 등 주요 관광지를 저렴한 가격에 돌아볼 수 있는 버스다. 뚜벅이들은 시간표를 잘 확인하여 편리한 여행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

* 하루 3회 운행, 운행 요금 성인: 1,000원 청소년, 어린이: 500원

 

2. 더 생생한 체험을 위하여, 남해 바래길 전용 앱 설치

남해 바래길 2.0 앱을 설치하여 바래길 코스를 걸어보자. 노선 이탈 방지 알림은 물론, 코스를 완보한 후 남해 바래길 탐방 안내센터를 방문하면 예쁜 캐릭터 배지를 받을 수 있다고.

 

3. 나를 위한 맞춤 관광이 필요할 때, 택시 관광 가이드

관광객 전용 택시 관광 가이드를 운영한다.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남해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다. 남해군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 이용 요금: 4시간 6만 원 (추가 시간당 2만 원), 최대 인원 4인, 여행 7일 전 예약 필수

 

맺음

남해 여행은 계절을 타지 않아 어느 때에 방문하더라도 풍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계절이 달라져도 매력은 변하지 않는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지혜를 담은 앵강만을 천천히, 한가득 누벼보시길.

<내 손 안에 담은 남해 앵강만>

 



덧붙여, 동화 속 장면처럼 아기자기한 남해의 모습을 배경 화면으로 나눔합니다.

핸드폰 속, 그치지 않는 남해의 따스한 봄바람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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